B품(B-grade)이란 완제품 품질 검사(Final Inspection) 과정에서 브랜드나 바이어가 설정한 합격 기준(A-grade)에는 미달하지만, 제품의 본래 기능 수행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없는 등급의 제품을 의미한다. 봉제 산업에서는 주로 '경결함(Minor Defect)'이 발견된 제품을 지칭하며, 전량 폐기(C-grade/Scrap)로 인한 제조 원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유통 경로(아울렛, 덤핑 수출 등)로 처리되는 전략적 품질 분류 자산이다.
물리적 메커니즘 관점에서 B품은 원단(Fabric), 실(Thread), 바늘(Needle)의 상호작용 중 발생하는 미세한 불균형의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고속 재봉 시 발생하는 바늘 열(Needle Heat)로 인한 원사 미세 손상이나, 이송 톱니(Feed Dog)의 압력 과다로 인한 원단 표면의 미세한 긁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결함은 제품의 구조적 강도나 안전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나, 시각적 완성도를 저해한다.
산업 현장에서 B품의 관리는 단순한 불량 선별을 넘어 '수익성 방어'의 핵심 기법이다. 모든 제품을 A품으로 생산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대량 생산 체제에서는 원단의 로트(Lot)별 이색이나 기계적 오차를 100% 통제하기 어렵다. 이때 B품 등급을 운용함으로써 제조사는 투입된 원부자재 비용과 공임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으며, 이는 공장의 영업 이익률(Operating Margin)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수선(Rework) 비용이 B품 판매로 인한 손실액보다 클 경우, 전략적으로 수선을 포기하고 B품으로 판정하는 '경제적 판정'이 실무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품질 관리 표준인 ISO 2859-1(AQL, Acceptable Quality Level)에 의거하여 결함의 경중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B품은 주로 'Minor' 항목에 해당한다.
A품 (A-grade): 결함이 없거나 허용 범위 내의 미세한 오차만 있는 정품. 바이어의 스펙 시트(Spec Sheet)에 명시된 모든 허용 오차(Tolerance) 내에 들어오는 제품이다.
B품 (B-grade): 외관상 미세한 결함이 있으나 착용 및 사용에 지장이 없는 제품. (예: 안감의 미세한 사절 불량, 1/4인치 이내의 치수 편차, 세척 가능한 미세 오염 등)
C품 (C-grade/Scrap): 기능적 결함이 있거나 수선이 불가능한 폐기 대상. (예: 원단 파손, 치명적인 이색, 검침기 미통과 금속 잔류 등)
물리적·기계적 작동 원리와 결함의 발생:
봉제 공정에서 B품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장력(Tension)의 변동'과 '이송(Feed)의 불일치'에 있다. 본봉(Lockstitch, ISO 4915 301 스티치) 기종인 Juki DDL-9000C 등을 운용할 때, 밑실(Bobbin)의 잔량이 줄어듦에 따라 보빈 케이스 내의 회전 관성이 변하며 장력 미세 변화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스티치가 원단 위로 미세하게 뜨거나(Bird's Nest 초기 증상), 퍼커링(Puckering)이 발생하여 A품 기준을 벗어나게 된다. 또한, 원단 두께가 변하는 시접 교차 구간(Cross Seam)에서 바늘의 관통 저항이 급증하며 땀수(SPI)가 일정하지 않게 되는 현상도 B품 판정의 주요 원인이다.
ISO 규격과의 관련성 (Quality Inspection 준거):
B품 판정 시 ISO 4915(스티치 유형) 및 ISO 4916(솔기 유형)은 품질 검사의 기술적 준거 틀로 작용한다. 검사관은 해당 제품이 설계된 ISO 스티치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며, 구조적 결함(예: 301 본봉의 밑실 풀림 또는 401 체인스티치의 루프 이탈)이 발견될 경우 이를 B품 또는 C품으로 분류한다. 즉, ISO 4915/4916은 단순한 분류를 넘어, 제품의 물리적 무결성을 검증하여 B품의 한계선을 결정하는 품질 검사(Quality Inspection)의 핵심 지표이다.
유사 기법과의 차이 및 선택 이유:
B품은 '수선품(Rework)'과 엄격히 구분된다. 수선품은 봉제선을 뜯고 다시 박아 A품으로 복구가 가능한 상태를 말하지만, B품은 수선 시 바늘 자국(Needle Hole)이 남는 기능성 원단(Gore-Tex, 실크 등)이나 수선 공임이 제품 가치를 상회할 때 선택하는 최종 등급이다.
역사적 배경 및 지역별 인식 차이:
봉제 산업의 역사에서 B품은 19세기 산업혁명기 가먼트 공장에서 'Seconds'라는 명칭으로 처음 체계화되었다.
* 한국 공장: '품질이 곧 자존심'이라는 인식이 강해 B품 발생을 관리자의 숙련도 부족으로 간주하며, 최대한 수선을 통해 A품으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은어 '니토' 관리 엄격)
* 베트남 공장: 글로벌 바이어의 AQL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며, B품(hàng B)을 통계적 허용 범위 내의 부산물로 인식하고 격리 및 식별(Red Tagging) 관리에 집중한다.
* 중국 공장: 생산 속도(Efficiency)를 최우선으로 하며, 미세한 결함은 '차품(次品)'으로 분류하여 내수 시장이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현금화하는 유통 전략을 취한다.
의류 (Apparel):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해 메인 라벨을 절개(Cut-label)하거나 'B' 스탬프를 날인한 후 저가형 아울렛 또는 개발도상국으로 덤핑 수출한다. 특히 고가의 기능성 아웃도어(심실링 처리 제품)는 수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B품 발생 시 즉시 격리한다.
가방 및 잡화 (Bags & Accessories): 안감의 미세한 올 풀림, 로고 각인의 미세한 수평 불일치(2mm 이내), 천연 가죽의 자연스러운 흉터(Scar)가 포함된 부위를 B품으로 분류하여 패밀리 세일용으로 전환한다. 명품 가방의 경우 1mm의 스티치 이탈도 B품이 아닌 C품(폐기)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신발 (Footwear): 갑피(Upper)와 창(Sole) 사이의 미세한 접착제 노출(Glue mark)이나 좌우 대칭의 미세한 불균형 제품을 B품으로 판정한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B품 전용 박스 디자인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한다.
자동차 내장재 (Automotive Interior): 안전과 직결되지 않는 시트 하단이나 뒷면의 미세한 스크래치 제품을 AS용 교체 부품으로 분류한다. 단, 에어백 전개 부위의 봉제 불량(ISO 4915 401/504 혼용 부위 등)은 절대 B품이 될 수 없으며 즉시 폐기한다.
graph TD
A[완제품 최종 검사 입고] --> B{AQL 샘플링 검사}
B --> C{결함 발견?}
C -- No --> D[A품: 포장 및 출하]
C -- Yes --> E{결함 등급 분류}
E -- Critical --> F[C품: 즉시 폐기/가위질]
E -- Major --> G{수선 가능 여부?}
E -- Minor --> H[B품 후보 분류]
G -- Yes --> I[재작업/Rework 공정]
G -- No --> F
I --> B
H --> J{바이어 승인/협의}
J -- 승인 --> K[B품 확정: 라벨 제거 및 격리]
J -- 거부 --> F
K --> L[아울렛/덤핑/사내판매]
L --> M[최종 재고 자산 처리]
한국 (Korea):
한국 공장은 '무결점 주의'가 강해 B품 발생 시 라인 전체의 숙련도를 재점검한다. 특히 '니토(二等)' 관리에 있어, 단순한 등급 분류를 넘어 해당 불량이 발생한 공정의 작업자(Operator)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는 교육적 도구로 활용한다. 고가 브랜드 생산 시에는 B품을 사내 직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복지 제도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한국 기술자들은 '손맛'이라 불리는 감각적 장력 조절을 선호하여, Towa 장력계 수치보다는 원단을 당겨보았을 때의 저항감으로 B품 여부를 1차 판정하는 경향이 있다.
베트남 (Vietnam):
베트남의 대형 공장(Hansae, Sae-A 등)에서는 B품(hàng B) 관리가 KPI(핵심성과지표)와 직결된다. 라인별 B품 발생률을 일일 단위로 차트화하여 관리하며, B품 구역은 노란색 또는 빨간색 테이프로 바닥을 구획하여 엄격히 격리한다. 바이어 검사관(Auditor)이 방문했을 때 B품이 A품 박스에 섞여 있는 경우, 해당 로트 전체가 'Re-audit' 판정을 받게 되므로 식별 관리가 매우 엄격하다. 베트남 현장에서는 'Yellow Tag'는 수선 대기, 'Red Tag'는 B품 확정으로 구분하여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 (China):
중국 공장은 B품의 '상업적 회전율'에 집중한다. 광저우나 이우 지역의 시장에서는 B품(차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도매상이 존재하며, 이들은 브랜드 라벨이 제거된 B품을 대량으로 매입하여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시장으로 재수출한다. 공장 입장에서는 폐기 비용을 줄이고 원자재 대금을 회수하는 효율적인 수단이다. 중국의 대형 OEM 공장들은 Brother S-7300A와 같은 전자 피드 기종을 도입하여, 원단 두께 변화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SPI를 조절함으로써 B품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선호한다.
퍼커링(Puckering)으로 인한 B품: 원단이 우는 현상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노루발 압력을 확인하라. 압력이 너무 높으면 상판 원단이 밀려 퍼커링이 발생한다. 또한, 바늘판(Throat Plate)의 구멍 크기가 바늘 번수에 비해 너무 크면 원단이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미세한 주름이 생긴다. 얇은 원단(60수 이상)의 경우 노루발 압력을 1.5kgf 이하로 낮추는 것이 정석이다.
기름 오염(Oil Stain) 방지: 새 기계를 도입했을 때나 오일 교체 직후에 B품이 많이 발생한다. 이때는 바늘대(Needle Bar) 하단에 부착된 펠트(Felt)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첫 100장은 폐원단에 공박음질을 하여 잔여 오일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Juki의 'Dry Head' 기종이라 할지라도 루퍼(Looper) 부위에는 미세 급유가 필요하므로 과신은 금물이다.
땀뜀(Skipped Stitch) 해결: 신축성이 강한 스판덱스 원단에서 땀뜀이 발생하여 B품이 된다면, 바늘을 KN 포인트(Ball Point)로 교체하라. 일반 바늘은 섬유 조직을 끊어버리지만, 볼 포인트 바늘은 조직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땀뜀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또한 바늘과 가마(Hook) 사이의 간극을 0.05mm 수준으로 극소화하는 정밀 세팅이 필요하다.
이색(Shading) 방지: 재단물 번들링 시 반드시 넘버링 스티커를 부착하라. 같은 롤에서 나온 파츠끼리 봉제되지 않으면 육안으로는 미세하지만 완성 후에는 확연한 이색이 나타나 B품 판정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형광등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이색이 자연광(D65) 아래에서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표준 광원을 사용해야 한다.
바늘 자국(Needle Hole) 트러블: 수선 후 바늘 자국이 남아 B품이 되는 경우, 스팀 아이롱의 증기를 강하게 쐬어 원단 조직을 복원시킨 후 부드러운 솔로 문지르는 '기모 복원법'을 활용하라. 단, 코팅 원단이나 실크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므로 애초에 바늘 번수를 #7~#9로 낮추어 작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