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Bobbin Thread)는 본봉(Lockstitch) 재봉기에서 원단의 아래쪽에 위치하여 스티치를 형성하는 실을 말한다. 바늘에 끼워지는 상사(Needle Thread)와 교차하여 원단을 고정하며, ISO 4915 기준 Class 301 스티치의 핵심 구성 요소이다. 봉제 공장의 생산성과 품질에 직결되는 요소로, 보빈(Bobbin)에 감기는 상태와 북집(Bobbin Case)의 장력 설정에 따라 최종 제품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하사는 물리적으로 상사와 결합하여 '잠금(Lock)' 구조를 형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루퍼(Looper)를 사용하는 체인스티치(Chainstitch) 기법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체인스티치는 실 소요량이 많고 신축성이 우수한 반면, 하사를 사용하는 본봉은 실 소요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매듭이 원단 내부에서 형성되어 외부 노출이 적으며 구조적으로 매우 견고하다. 산업 현장에서 하사의 관리는 단순히 '밑실을 채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보빈의 권사량(Winding volume), 권사 장력, 그리고 북집 내에서의 인출 저항은 고속 봉제 시 발생하는 열과 진동 속에서 스티치의 균일성을 유지하는 결정적 변수다. 특히 자동 사절 기종에서의 잔사 처리와 시작 땀의 안정성은 하사의 물리적 상태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하사는 본봉 재봉기 하단의 가마(Hook) 내부에 장착된 보빈에 감겨 있는 실이다. 재봉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1. 바늘 하강: 바늘이 상사를 가지고 원단을 관통하여 최하점(Bottom Dead Center)에 도달한다.
2. 루프 형성: 바늘이 약 1.8mm~2.2mm 상승하며 상사 고리(Loop)를 형성하면, 회전 가마의 촉(Hook Point)이 이 고리를 낚아챈다.
3. 가마 회전: 가마가 회전하며 상사 고리를 보빈 케이스 주위로 한 바퀴 돌린다.
4. 교차 및 결합: 이때 상사 고리가 보빈에서 나오는 하사를 감싸게 되며, 실채기가 상사를 위로 끌어올릴 때 상사와 하사의 교차점이 원단 중간에 형성된다.
이 기계적 상호작용에서 하사는 정지 상태가 아니라, 가마의 회전과 상사의 인출 속도에 맞춰 미세하게 풀려나간다. 이때 하사의 꼬임(Twist) 방향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본봉용 실은 Z-twist를 사용하는데, 이는 가마의 회전 방향과 상충하여 실이 풀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유사 기법인 오바로크(Overlock)나 인터록(Interlock)은 하사 대신 루퍼사(Looper thread)를 사용하며, 이는 보빈에 감지 않고 대콘(Cone)에서 직접 공급받아 연속 봉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하사는 보빈의 용량 제한으로 인해 주기적인 교체가 필수적이며, 이 교체 타이밍(Downtime)을 최소화하는 것이 공정 관리의 핵심이다.
보빈 와인딩 (Winding): 보빈 용량의 80%만 감는 것을 원칙으로 함. 100% 충전 시 북집 벽면과의 마찰로 인해 초기 장력이 급격히 높아짐. 또한, 와인딩 시 실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와인더 가이드를 정밀 조정해야 함.
북집 판스프링 관리: 판스프링 사이에 실먼지가 끼면 장력이 불규칙해지므로 매 교체 시마다 확인. 스프링의 탄성이 약해진 경우 북집 전체를 교체. 특히 고속 봉제 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스프링의 경도가 변할 수 있음에 유의.
가마 급유 (Oiling): 가마는 분당 5,000회 이상 회전하므로 마찰열이 심함. 하사가 열에 의해 녹거나 변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마 오일량을 적절히 조절. 오일 테스트 용지를 가마 근처에 대고 10초간 가동했을 때 비산되는 오일 점적의 양으로 확인.
프리바운드 보빈 (Pre-wound Bobbin): 대량 생산 공장에서는 균일한 장력 유지를 위해 공장에서 직접 감은 보빈 대신 전문 제조사(예: Coats, A&E)에서 정밀하게 감겨 나온 일회용 보빈을 사용하기도 함. 이는 권사 장력이 일정하고 실의 길이가 정확하여 생산 예측 가능성을 높임.
가마 타이밍 (Hook Timing): 바늘이 최하점에서 1.8mm~2.2mm 상승했을 때 가마 촉이 바늘 중심선에 도달하도록 세팅. 이때 하사가 원활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가마의 오프닝 타임(Opening time)을 미세 조정함.
디지털 장력 제어: Juki DDL-9000C와 같은 최신 기종은 하사 장력을 직접 제어하지는 못하나, 상사 장력을 디지털로 조절하여 하사와의 균형을 실시간으로 맞추는 기능을 제공함.
graph TD
A[보빈 권사 공정: 80% 권사 및 균일도 확인] --> B[북집 장착 및 장력 설정: Towa 측정]
B --> C[가마 내 북집 결합: '딸깍' 소리 확인]
C --> D[바늘 하강 및 상사 루프 형성]
D --> E[가마 촉의 상사 고리 포착 및 회전]
E --> F[상사 고리가 보빈/하사를 통과]
F --> G[실채기 상승: 상사-하사 교차점 형성]
G --> H[이송치 작동: 원단 이동 및 땀 고정]
H --> I[자동 사절: 잔사 길이 및 칼날 상태 확인]
I --> J[최종 품질 검수: 장력 균형 및 퍼커링 확인]
하사 관리는 단순히 봉제 품질을 넘어 공장의 가동률(Efficiency)과 직결된다. 보빈 하나에 감기는 실의 길이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얇은 실을 사용하여 권사량을 늘리면 보빈 교체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실이 너무 얇으면 인장 강도가 부족해져 작업 중 실이 끊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원단 두께와 요구 강도에 최적화된 하사 번수를 선정하는 것은 시니어 기술자의 핵심 역량이다.
또한, 최근의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하사 잔량을 센서로 감지하여 교체 시기를 미리 알려주는 'Bobbin Thread Counter' 기능을 활용한다. 이는 봉제 중간에 하사가 떨어져 발생하는 불량(재봉사 누락)을 원천 차단하며, 특히 가방이나 아웃도어와 같이 긴 구간을 연속 봉제해야 하는 공정에서 그 가치가 극대화된다. 한국의 봉제 기술자들은 하사의 장력을 조절할 때 원단의 '결'과 '두께 변화'를 손끝으로 느끼며 미세 조정하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고난도 하이엔드 제품 생산에서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하사의 물리적 특성과 기계적 세팅에 대한 깊은 이해는 불량률 0%를 지향하는 품질 관리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