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Edge Folding)는 원단, 가죽, 또는 합성수지의 가장자리(Raw edge)를 일정한 폭으로 꺾어 접어 마감하는 핵심 봉제 공정이다. 소재의 절단면이 외부로 노출되어 올이 풀리거나 외관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며, 제품의 테두리를 견고하고 심미적으로 완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가죽 공예 및 제화 산업에서는 일본어 '헤리가에시(ヘリ返し)'에서 유래한 '해리'라는 용어가 표준처럼 사용되며, 의류 산업에서는 '접어박기' 또는 '단처리'로 통용된다.
물리적 메커니즘 측면에서 해리는 소재의 단면을 내부로 숨김으로써 외부 마찰로부터 섬유 조직이나 가죽의 은면(Grain)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인 깔끔함을 넘어, 제품의 구조적 강성을 높이는 '보강'의 의미를 내포한다. 특히 힘을 많이 받는 가방의 입구나 지갑의 카드 칸 상단에 해리가 적용되면, 여러 겹의 소재가 겹쳐지면서 인장 강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대체 기법인 바인딩(Binding)이나 기리메(Edge Paint)와 비교했을 때, 해리는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난 방식이다. 바인딩은 별도의 테이프를 덧대어 두께가 두꺼워지는 단점이 있고, 기리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칠이 갈라지거나 벗겨질 위험이 있다. 반면 해리는 소재 자체를 접어 마감하므로 일체감이 뛰어나고, 고급 브랜드(Hermès, Louis Vuitton 등)의 가죽 잡화에서 가장 선호되는 마감 방식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소재의 두께, 유연성, 그리고 최종 제품의 가격대에 따라 해리의 폭(통상 3mm~8mm)과 공법을 결정한다.
해리 공정은 단순히 접는 행위를 넘어, 소재의 두께와 물성에 따른 정밀한 제어가 필요하다. 소재가 접힐 때 발생하는 응력(Stress)을 최소화하고, 접힌 부위가 들뜨지 않게 만드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 가죽/두꺼운 소재: 접히는 부분의 투박함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자리를 얇게 깎아내는 피할(Skiving) 공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피할 시 끝단은 0.3~0.5mm까지 얇게 깎아야 접었을 때 본체와 단차가 생기지 않는다. 이후 접착제(본드)를 도포하여 접어 고정한 뒤, 최종적으로 본봉(Lockstitch)으로 박음질하여 고정한다.
- 일반 직물(의류): 별도의 접착 없이 폴더(Folder, 일명 랍빠)라는 보조 기구를 재봉기에 장착하여, 이송과 동시에 자동으로 접히면서 봉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이때 원단의 밀도에 따라 폴더의 입구 크기를 정밀하게 조정해야 땀 뜀이나 씹힘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 ISO 4915 관련성: 접힌 면을 고정하는 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스티치는 Class 301(본봉)이며, 신축성이 필요한 니트류의 밑단 해리에는 Class 406(커버스티치)이 적용된다.
물리적·기계적 상호작용:
해리 봉제 시 바늘은 최소 3겹(본체 1겹 + 접힌 면 2겹) 이상의 층을 관통해야 한다. 이때 윗실과 밑실의 장력 균형이 무너지면 접힌 면이 울거나(Puckering) 뒤집히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가죽의 경우, 바늘이 통과할 때 발생하는 마찰열이 실의 본딩 성분을 녹여 땀 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실리콘 오일 공급 장치나 냉각 바늘 시스템이 요구되기도 한다.
역사적 배경 및 국가별 인식:
해리는 수작업 구두 제조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 기법이다. 과거에는 망치와 손 송곳으로 접는 선을 잡았으나, 20세기 중반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자동 해리 전용기(Edge Folding Machine)가 개발되면서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되었다.
* 한국: '해리'라는 용어가 가죽과 의류 공장 전반에서 통용되며, 특히 '해리 폭'에 대한 정밀도를 품질의 척도로 삼는다.
* 베트남: 'Gấp mép'이라 부르며, 주로 글로벌 브랜드의 OEM 공장에서 표준 작업 지시서(SOP)에 따라 엄격한 수치 제어를 수행한다.
* 중국: '折边(Zhébiān)'이라 하며, 최근에는 수동 작업을 대체하는 반자동 컴퓨터 해리기의 보급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 항목 |
세부 사양 |
근거 및 비고 |
| 스티치 분류 |
ISO 4915 Class 301 (Lockstitch) / Class 406 (Coverstitch) |
공정 목적에 따른 선택 |
| 주요 장비 |
상하이송 본봉기(Unison Feed), 자동 해리 전용기, 피할기 |
Juki, Brother, Sagitta, Durkopp Adler |
| 추천 모델 |
Juki LU-2810 (가죽), Brother S-7100A (직물), Sagitta RP67 (전용기) |
산업별 표준 모델 |
| 바늘 시스템 |
DP×17 (가죽/중량물), DB×1 (일반직물), UY128GAS (니트) |
소재 및 기종별 상이 |
| 바늘 끝 형태 |
S, LL, RT (가죽용 커팅 포인트) / R, SES (직물용 라운드/볼 포인트) |
가죽 찢어짐 및 직물 손상 방지 |
| 표준 SPI |
가죽: 7~10 SPI / 의류: 10~14 SPI / 미세직물: 16~20 SPI |
제품의 내구성 및 외관 결정 |
| 최대 봉제 속도 |
2,500 ~ 4,500 spm (소재 및 공정 난이도에 따라 가변) |
고속 작업 시 열 발생 및 실 끊어짐 주의 |
| 사용 실(Thread) |
코아사(Core Spun), 본딩사(Bonded Nylon/Poly) |
가죽은 #20~#30, 의류는 #40~#60 |
| 장력 수치(Towa) |
보빈 케이스 기준 25~35gf (가죽), 15~20gf (의류) |
미검증 (현장 경험치 기반 데이터) |
| 피할 두께(Skiving) |
최종 해리 두께의 50~60% 수준 (통상 0.4~0.6mm) |
접힘 부위의 유연성 확보 목적 |
해리는 제품의 종류와 부위에 따라 요구되는 기술적 사양이 극명하게 갈린다.
- 셔츠 및 블라우스: 앞단(Placket)의 해리는 단추가 달리는 부위의 힘을 지탱해야 하므로 12~14 SPI의 촘촘한 봉제가 필요하다. 소매단(Cuff)과 칼라(Collar)의 해리는 곡선 처리가 핵심이며, 주로 #60 코아사를 사용한다.
- 데님/팬츠: 바지 밑단(Hemming) 해리는 두꺼운 시접이 겹치는 '두꺼운 부위' 통과 시 땀 뜀 방지를 위해 강력한 이송력을 가진 본봉기가 사용된다. 옆솔기(Side Seam)를 쌈솔(Felled Seam)로 처리할 때도 일종의 양방향 해리 메커니즘이 적용된다.
- 스포츠웨어: 기능성 니트 소재의 밑단은 신축성 대응을 위해 커버스티치(Coverstitch) 해리가 필수적이다.
- 핸드백: 가방 입구 테두리는 사용자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곳으로, 5~8mm 폭의 해리가 적용된다. 이때 내부에 보강 테이프(Reinforcement Tape)를 삽입하여 늘어남을 방지한다.
- 지갑: 카드 칸(Card Slot) 상단은 3mm 내외의 초정밀 해리가 요구된다. 두께를 최소화하기 위해 0.4mm 이하로 피할된 가죽을 사용하며, 8~10 SPI의 본봉으로 마감한다.
- 백팩: 어깨끈(Shoulder Strap) 연결부나 포켓 입구에 해리를 적용하여 무거운 하중에도 원단 끝이 터지지 않도록 보강한다.
- 정장(Formal): 해리 폭이 좁고 일정해야 하며, 실의 색상을 원단과 완벽히 일치시켜 봉제선이 도드라지지 않게 한다.
- 아웃도어(Outdoor): 심미성보다는 내구성이 우선이다. 해리 내부에 방수 테이핑을 병행하거나, 굵은 번수의 실을 사용하여 인장 강도를 극대화한다.
- 자동차 내장재: 카시트의 해리는 에어백 전개 시의 안전 규격과 연동되어야 하므로, 특정 구간에서는 약한 실을 사용하는 '약화 해리' 공정이 들어가기도 한다.
- 해리 폭 불균일 (Uneven Folding Width)
- 원인: 가이드(조기) 세팅 불량 또는 작업자의 숙련도 부족으로 인한 이송 불균형.
- 해결: 마그네틱 가이드 또는 고정식 폴더를 사용하고, 노루발 압력을 소재 두께에 맞춰 재설정(약 10~15% 증량). 현장 노하우: 조기의 입구와 바늘 사이의 거리를 소재 두께의 1.5배로 설정하면 유격이 줄어든다.
- 곡선 구간 우글거림 (Puckering at Curves)
- 원인: 곡선 반경에 비해 시접 분량이 과다하거나 이송 속도가 너무 빠름.
- 해결: 곡선부에 V자형 가위집(Notch)을 넣거나, 차동 이송(Differential Feed) 기능을 활용하여 여유분(Ease)을 조절.
- 해리 부위 벌어짐 (Peeling/Opening)
- 원인: 접착제 도포 후 건조 시간(Open Time) 미준수 또는 압착력 부족.
- 해결: 지촉 건조(Finger touch dry) 상태에서 프레싱 공정을 강화하고, 롤러 압착기(Roller Press)를 통과시켜 완전 밀착 유도.
- 스티치 이탈 (Stitch Run-off)
- 원인: 해리 끝단과 바늘 사이의 간격(Margin) 유지 실패.
- 해결: 보상 노루발(Compensating Foot) 또는 단차 노루발을 사용하여 일정한 간격(통상 1.0~2.0mm)을 강제 유지.
- 가죽 터짐 및 은면 손상 (Leather Cracking)
- 원인: 피할이 너무 깊어 강도가 약해졌거나, 바늘 포인트가 부적절함.
- 해결: 피할 두께를 0.5mm 이상으로 유지하고, 가죽 전용 커팅 포인트 바늘(S 또는 LL)로 교체하여 천공 시 저항 감소.
- 땀 뜀 (Skipped Stitches)
- 원인: 해리 부위의 급격한 두께 변화로 인한 노루발 들뜸 현상.
- 해결: 검차 노루발(Walking Foot)을 사용하고, 바늘대를 미세하게 낮추어 루프 형성을 원활하게 함. 현장 노하우: 두꺼운 구간 진입 전 '단차 해소용 플라스틱 판'을 노루발 뒤에 고여 수평을 유지하라.
¶ 품질 검사 기준 (QC Standard)
- 치수 정밀도: 설계 도면 대비 해리 폭 오차 ±0.5mm 이내 준수 여부. (고급 지갑의 경우 ±0.2mm)
- 외관 청결도: 접힌 면 사이로 본드 자국이 노출되지 않아야 하며, 은면(겉면)에 노루발 자국이나 긁힘이 없을 것.
- 평행도: 스티치 라인이 해리 끝단과 완벽하게 평행을 이루어야 함 (육안 검사 및 게이지 측정).
- 모서리 처리: 90도 직각 해리 시 모서리가 겹치지 않고 깔끔하게 '미터드 코너(Mitered Corner)' 혹은 '중첩 해리'가 되었는지 확인.
- 내구성: 굴곡 테스트(Flexing Test) 5,000회 후 접힌 면의 박리나 실 끊어짐이 없어야 함.
- 촉감(Hand-feel): 해리된 부위를 손으로 만졌을 때 내부에 공기층이 느껴지거나(Hollow), 딱딱한 뭉침이 없어야 함.
| 용어 |
국가/지역 |
의미 및 유래 |
| 헤리 (Heri) |
한국/일본 |
'헤리가에시'의 약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준 은어. |
| 단처리 |
한국 |
의류 밑단을 접어 박는 공정을 통칭. |
| 랍빠 (La-ppa) |
한국/일본 |
'Folder' 또는 'Binder'를 지칭. 해리를 자동으로 도와주는 보조 기구. |
| Gấp mép |
베트남 |
'가장자리를 접다'라는 뜻의 공정 표준 용어. |
| Zhébīan (折边) |
중국 |
'모서리를 꺾다'라는 뜻으로, 가죽 및 의류 공통 사용. |
| 오시 (Oshi) |
한국/일본 |
해리 후 프레스로 꾹 눌러 모양을 잡는 작업. |
| 미싱 해리 |
한국 |
접착 없이 재봉기의 폴더만으로 직접 접어 박는 방식. |
| 조기 (Gauge) |
한국 |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부착하는 가이드 장치. |
- 피할(Skiving) 설정: 해리 폭이 5mm라면 피할 폭은 8~9mm로 설정하여, 접히는 안쪽 면까지 완만하게 경사지게(Feather edge) 깎아야 단차가 생기지 않음.
- 실 장력(Tension): 해리 부위는 원단이 3~4겹으로 겹치므로, 밑실 장력을 평소보다 20% 높여 스티치가 소재 안으로 견고하게 박히도록 설정 (Towa 게이지 기준 25-35gf). 윗실 장력은 소재 위로 실이 튀어나오지 않을 정도로만 조절.
- 노루발 선택: 가죽 해리 시에는 소재 밀림 방지를 위해 롤러 노루발(Roller Foot) 또는 테플론 노루발 권장. 특히 민감한 나파(Nappa) 가죽은 노루발 바닥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 자국을 방지함.
- 온도 제어: 합성피혁(PU/PVC) 해리 시 열풍기(Heat Gun)를 이용하여 소재를 60~80℃로 살짝 연화시키면 꺾임이 훨씬 부드럽고 정교해짐.
- 이송 타이밍: 해리 공정은 일반 평봉보다 톱니(Feed Dog)의 높이를 0.2mm 정도 낮게 설정하여 소재가 밀리는 현상을 억제함.
graph TD
A[소재 재단 Cutting] --> B{소재 종류 확인 Material Check}
B -- 가죽/합피 Leather --> C[가장자리 피할 Skiving]
C --> D[접착제 도포 및 건조 Gluing & Drying]
D --> E[수동/반자동 해리 접기 Folding]
B -- 일반 직물 Fabric --> F[폴더/랍빠 장착 Folder Setup]
E --> G[프레스 압착 Pressing]
F --> H[본봉 고정 Stitching]
G --> H
H --> I[실밥 제거 및 클리닝 Cleaning]
I --> J[최종 QC 검사 Quality Control]
J --> K[완제품 보관/출고 Storage]
- 피할 (Skiving): 해리 공정의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선행 공정.
- 바인딩 (Binding): 소재를 접지 않고 별도의 테이프(바이어스)로 감싸는 방식.
- 기리메 (Edge Paint): 소재를 접지 않고 단면에 약칠을 하여 마감하는 방식 (해리와 대조되는 마감법).
- 시접 (Seam Allowance): 해리 폭을 고려하여 재단 시 남겨두는 여분의 치수.
- 미터드 코너 (Mitered Corner): 해리 시 모서리 부분을 45도로 겹쳐 마감하는 고급 기술.
- 한국 공장: 숙련공의 '손맛'을 중시한다. 자동 해리기보다는 수동으로 접고 망치질(Hammering)을 한 뒤 본봉으로 박는 방식을 선호하며, 이는 다품종 소량 생산 및 고가 라인에 적합하다.
- 베트남 공장: 철저한 분업화가 특징이다. 피할(Skiving)만 전문으로 하는 라인이 따로 있으며, 해리 접기 공정에는 전용 지그(Jig)를 제작하여 비숙련공도 일정한 품질을 낼 수 있도록 관리한다.
- 중국 공장: 대규모 자동화 설비 투자가 활발하다. Sagitta RP67과 같은 고가의 이탈리아제 장비뿐만 아니라, 이를 국산화한 저가형 자동 해리기를 라인 전체에 배치하여 압도적인 생산 속도를 확보하고 있다.
- 본드 도포의 기술: 해리용 본드는 너무 두꺼우면 봉제 시 바늘에 본드가 묻어 땀 뜀을 유발하고, 너무 얇으면 접힌 면이 떨어진다. 끝단 1mm는 본드를 바르지 않는 것이 깔끔한 봉제 라인을 만드는 비결이다.
- 실의 꼬임 방향: 해리 봉제 시 실의 꼬임(Z-twist)이 풀리면서 장력이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실 가이드에 스펀지를 끼워 저항을 주면 장력이 일정해진다.
- 두께 대응: 해리 부위가 겹쳐지는 '교차점'에서는 망치로 해당 부위를 미리 두드려 압착해두면, 재봉기가 넘어갈 때 바늘 부러짐 사고를 8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 바늘 열 관리: 고속 해리 시 바늘 온도가 200℃ 이상 올라가면 합성 피혁이 녹아 바늘구멍에 달라붙는다. 이때는 바늘 냉각용 에어 블로워(Air Blower)를 설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유지보수 및 관리 (Maintenance)
- 피할기 칼날 관리: 해리 품질의 80%는 피할에서 결정된다. 피할기(Fortuna 등)의 원형 칼날은 매일 연마석으로 드레싱해야 하며, 칼날의 각도가 15~18도를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 폴더(랍빠) 청소: 직물 해리 시 폴더 내부에 먼지와 섬유 찌꺼기가 쌓이면 이송 저항이 발생한다. 매 교대 시간마다 에어건으로 내부를 청소하고, 실리콘 스프레이를 살포하여 마찰을 줄여야 한다.
- 노루발 수평 확인: 해리 공정은 소재의 좌우 두께가 다르므로 노루발이 미세하게 기울어질 수 있다. 정기적으로 노루발의 수평을 점검하여 한쪽으로 스티치가 쏠리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